글또 시즌4 마감!
눈떠보니 끝났더라
분명 시작한 게 엊그제 같더니 반년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가 있었다. 글또 4기를 끝내며 오랜만에 내가 시작했을 때 어떤 글을 쓰려고 다짐했었는지 확인해봤다. 과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해왔을까!
다행히 꿈지 작지는 않아서 그런지 여러개 하긴했다.
글또를 하면서 거금 10만 원이 어느새 점점 10만 메소처럼 보이더니 하루 귀찮아 글을 못 쓰고 1만 원을 날리면서도 몇 개 못썼다 생각했는데 썼던 글이 그래도 꽤 있다. 반 년간 2주에 한 번꼴로 써야 하는 거치고는 나름!? 잘했다.. 기특해 재혁이…
- 글또 4기에 쓸 내용들 정리
- [유학가기 - TOEFL편] 1. TOEFL 어디까지 알아봤니?
- [유학가기 - TOEFL편] 2. 토종 한국인이 토플 두 달하면 일어나는 일
- [유학가기 - TOEFL편] 3. 마지막인줄 알았던 5월
- 북한산 어디까지 가봤니?
- Python으로 Notion Table 불러오기
- 토플 조교하다가 코딩한 썰
- 2020 - 2부작 제1부 : 좋은 사람들
그렇지만 아쉬운 건 계획했던 세 가지 중 유학 관련된 내용만 작성하게 돼서 참 아쉽다. 반년 간 세 가지 모두에 대한 글을 써볼 수 있을까 싶었지만 역시 생각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나 보다. 물론 글만 안 썼을 뿐이지 생각을 깊이 안 해본 것은 아니다. DNA도 꾸준히 운영하며 앞으로 계획하고 있고 이후 연구 관심사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유학 갈 수 있을까
지난 반년, 그리고 앞으로 남은 기간 가장 큰 걱정 ‘유학 갈 수 있을까?’이다. COVID-시팔인가 십구인가.. 안 그래도 먹구름 자욱한 하늘 같은 내 유학길에 몇 줄기 없는 햇빛마저 차단하고 있다. 스펙좋은 박사 형마저 불투명한 답장을 받는데 나라고 어떻게 확답을 받을 수 있을까. 희망했던 박사과정 진학은 갈피를 못 잡고 헤매고 있다.
박사 진학을 위한 가장 큰 이유는 펀딩이었다. 다들 해외 유학 돈 없으면 못 가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정작 못가는 건 돈이 아닌 실력 때문인 거 같다. 박사 과정은 학교에서 지원을 받고 학교 등록금을 낼 수 있다. 그래서 생활비만 마련하면 박사 과정 동안 사는 것에 기대 이상의 부담은 없다고 한다. 나는 학부 출신이지만 내가 가진 연구실적으로 조금은 비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몰랐지만, 토플을 하며 만난 수많은 석사 생들로부터 “석사 생도 잘 갖고 있지 않는 실적이다.”, “정말 흔하지 않은 귀한 경험을 했다.” 라는 얘기에 처음엔 낯간지러운 칭찬 정도라 생각했지만, 점차 빈도가 많아질수록 더더욱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이 생겼고 혹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박사 과정 지원에 운명을 맡겨볼까 했지만 올해는 아닌 거 같다.
이런 불안감과 함께 내 눈은 국내 석사로 돌아가 있었고 현재 관심 연구실과 학교에 연락을 해보며 지내고 있다. 다행히 긍정적인 것 같아서 걱정이 앞서진 않는다. GRE와 국내 석사 지원을 같이 준비하는 건 정말 머리 아픈 일이지만 이런 힘든 시기에 좋은 일도 생기니 천운이 있는건가 라고 믿지 아니할 수가 없을 수가 없지 않다. (이중부정은 강한 긍정이니 사중부정은 깡한 긍정이라 볼 수 있다)
DNA 잘 지냅니다
DNA는 코로나 속에서 무사 생존 중이다. 비록 코로나 때문에 한참 민감해진 사회분위기 속에서 진행하는 온라인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긴 했지만 꾸역꾸역(?) 간신히 얇디얇은 실을 서로에게 걸쳐놓으며 남겨두었다가 한 달 전부터 다시 오프라인으로 서로 생존신고를 한 후 앞으로 남은 한 해 동안의 계획을 세우며 진행하고 있다.
이날 이후 코로나 2단계 하하..
어제는 교수님께서 먼저 연락이 오셨다. 작년 빅콘테스트 수상 관련해서 관련 자료와 재학생이 있으면 졸업 때 상장도 같이 주시려고 연락하셨다고 한다(교수님 왜 반년 전에 연락 없으시고…) DNA도 잘하고 있는지 여쭤보셔서 마침 새로 준비하고 있는 컨퍼런스 얘기를 드리고 지원금 말씀을 드렸더니 언제든 지원해주시겠다고 한다. 감사합니다.
연구, 그만둔 거 아니다
올 해 유학 준비를 하면서 연구 관련해서는 많이 알아보지도 직접 구현하고 실험해보지도 못한 건 사실이다. 최근에나 코로나 때문에 해외 유학이 불확실해지고 점점 불투명해지자 국내로 다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교수님들께 연락하고 지원하고 다시 보게 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쪽 연구는 나날이 날개가 달린 것처럼 눈 깜짝하면 놓치기 십상이다.
지난 반년 그나마 잘했다고 생각한 건 Chrisopher Molnar과 연락해서 Interpretable Machine Learning 번역한 것과 White Box 프로젝트를 했던 것이다.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나날이 많아지고 있다. Google Analytics를 봐도 많은 사람이 가장 큰 관심이 있는 건 shap에 대한 글들이다. 내 글뿐만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의 분위기만 봐도 여러 스터디가 생기고 반년 사이에 책도 나오고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단순히 좋은 결과만이 아닌 설명을 필요로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관련 분야 연구 논문들을 보고 공부하면서 ‘정말 이 방법들이 설명 가능한 방법들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Shap이나 CNN에 사용되는 여러 saliency map을 뽑는 방법들을 보면 저건 단지 모델의 중요도를 파악해주는 것인데 모델이 학습한 데이터의 중요도가 데이터를 설명하는데 정말 중요한 요소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경험했던 바로는 학습한 모델의 중요도를 뽑았는데 만약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과 다른 부분이 중요하다고 나온 경우, ‘새로운 패턴을 발견했다!’ 보다는 ‘모델이 학습이 이상하게 됐네!’ 라며 기존의 상식을 따르게 된다. 단지 내 입맛에 맞게 나왔나 안나왔나를 판단하는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준 것은 아닐까 싶다. 어떻게 하면 정말 있는 그대로 모델의 중요도를 신뢰할 수 있을까 싶다.
빅데이터 속에 나타나는 편견(bias)에 대한 것도 과연 이 bias는 어떻게 다루는 게 맞는 방법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Bias를 조정하는 것 또한 오히려 그 자체가 bias가 되는 건 아닐까? 편견이라는 건 결국 사람이 만들어낸 기준이다. 이 또한 개인마다 또는 집단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성향에 따라 정해지는 하나의 잣대에 불과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러한 bias를 없어져야 할 악의 무리인 것처럼 각자가 만든 선의의 기준에 맞추어 수정하게 되면 그야말로 왜곡된 편향이 아닌가 싶다. Bias 또한 그 문화가 만들어낸 하나의 패턴이고 특징이다. 그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더 맞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bias를 있는 그래도 학습하는 것이 현 사회의 문제점을 그대로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않을까 싶다. 인공지능은 아직 애기이다. 애기들은 남들이 하는 걸 그대로 따라 한다. 그래서 애기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부모님이 어떤 사람인지 애기가 어떤 환경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집안 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그러니!’ 라는 말이 어느 정도 틀린 말은 아니라 본다. 학생생활상담연구소에서 근로 장학생을 할 때도 상담사 선생님들과 얘기하면서 알게된 사실도 대부분 학생들의 문제는 가정에서 나온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아직도 아기 같은 우리 인공지능은 배운 대로 말하고 배운 대로 행동한다. 나는 이러한 모습이 오히려 우리 사회의 데이터 그 자체의 특성을 솔직하게 배출할 수 있고,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우리가 정해놓은 윤리적인 문제들에 어긋나는 것이 무언인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MIT에서 개발했던 싸이코패스 Norman과 서비스 시작 16시간 만에 종료되어버린 웃지 못할 해프닝이였던 Microsoft의 Tay처럼 익명이라는 그림자 뒤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더럽고 추악한 본연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였지 않았나 싶다.
어후 무셔
출처: CNN Business
이후에 연구하고 싶은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이라고 한다면 단연 인과관계와 추론에 대한 연구이지 싶다. 최근 들어 점점 더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들이 많아지고 지난 1~2년 전부터는 graph에 대한 관심을 더더욱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에 있어서 과면 의식이라는 게 생길 것인가 말 것 인가라는 질문은 의식이라는 게 과연 무엇이 가라는 철학적인 관점이 크지만 가장 큰 의문점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현재로서 인공지능과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스스로 사고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다. 때문에 이 간격을 좁히게 될 계기는 인공지능이 추론의 영역에 들어서느냐 마느냐라고 생각된다. 비지도 학습에 대한 부분이 앞으로 미래 인공지능의 발전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점점 인공지능이 더이상 부모님에게 데이터라는 밥을 떠먹여 지지 않아도 알아서 흘러들어오는 데이터를 통해 관계를 파악하고 추론을 하며 새로운 지식의 범위를 넓혀나가는 순간이 언젠가 한 번 크게 터지지 않을까 싶다.
- Tootouch’s Research Roadmap (읽을게 너무 많은 논문 리스트 으아!)
- Stanford에서 공개한 graph 수업 cs224w
뭐가 이렇게 많지!
Graph Neural Networks:
A Review of Methods and Applications
맺음말
이렇게 내용에 두서가 없어서 글만 안썼을 뿐이지 생각은 많이 했다라는 변명을 하며 글또 4기에 대한 회고를 해본다. 글또 5기가 시작되면 또 참여할 의사가 있다. 조금 게을렀지만 계속 글을 쓰게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에는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아쉬운것은 원동력이 된다는 것도 좋지만 공동체로서 느껴질만한 무엇가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올 한 해는 코로나로 인해 정말 다사다난한 한 해 인듯 하다. 역사에 길이 남을 이 순간, 훗날 역사 속 후대에서 배울 그 순간에 살아있음에 감사함은 아니지만 큰 역사의 변동 속에 나의 작은 발버둥이 있음을 간직하며 글또 4기 회고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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