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리뷰 포스팅이 가지는 의미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와 글을 쓰게된 계기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음을 티내기 위한 것이다. 내가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있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나타내기 위해서는 내가 한 일들을 잘 정리해서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논문 리뷰 또한 내가 어떤 연구 주제에 관심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인데 최근 들어 논문 리뷰 글을 쓰는게 어떤 의미일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논문을 읽는 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그걸 다시 정리해서 한글로 번역하고 다시 포스팅을 하는건 시간이 굉장히 오래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영어를 번역해서 한글로 정리하고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내가 겪은 경험으로부터 얻은 장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공부를 하기 시작할 때 논문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고 복잡한 수식들은 생소한 영어 때문에 더 이해가 어렵기도 했다. 논문에 있는 문장들은 친절하게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대신 이런 내용들을 친절하게 풀어서 작성해주고 나도 그런 분들 덕분에 쉽게 대신 그분들의 포스팅을 보고 내용을 이해하게된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도움이 되고자 변역글도 써보고 논문 리뷰글도 썼었다. 다행히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포스팅한 글들이 노출수도 높아지고 꾸준히 조회수도 올라가는 걸보니 도움이 되는가(?) 싶기도해서 나름의 뿌듯함도 있었다.
두더지 블로그 7월 실적, 엄청 많지는 않지만 누군가 봐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
DNA 블로그 7월 실적,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뿌듯함 이외에 찝찝함도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논문 리뷰 글을 올리고 나 또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글을 쓸까 궁금해서 보기도 하는데 사실 도움이 되는 글을 엄청 많지는 않다. 정말 이해가 잘되도록 논문에 있는 내용을 풀어서 더 작성해주는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논문의 내용을 더 요약해서 작성하는 글이 대부분이고 그냥 번역만해서 올리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보니 결국에는 다시 눈길은 논문으로 가있었다. 나 또한 지금까지 대부분 그렇게 리뷰와 번역글들을 써왔기 떄문에 과연 도움이 된걸까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써왔던 리뷰 또는 번역글들에 대해 회의감도 든다. 어떻게보면 사실 지금까지 “나 이런거 관심있어”가 아닌 “나 이런거 관심있어(하는 ‘척’)”이 였던 것이다.
점점 그런 무의미한 논문 리뷰 포스팅글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다. 기술 블로그라면서 이런 단순한 논문 번역 또는 오히려 논문을 더 요약한 글들만 있는 블로그도 많다. 블로그는 나를 나타내기 위한 공간이다.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떤 관심이 있고를 더 티내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결과를 번역하고 요약하기 보다는 나의 생각을 더 많이 적는게 맞는거 같다. 만약 진정 기술 블로그를 하고 싶다면 스스로 그 기술을 가지고 어떻게 활용했는지 또는 최소한이라도 그 기술에 대한 의견이라도 작성해야 비로소 나의 글이 되는거라 생각한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강박적으로 남들과 같이 좋은 글을 써보겠다며 시작하였지만 없는 시간 쥐어짜면서 논문 리뷰를 써보겠다고 논문을 읽고 글을 쓰는데 의미없는 내용 번역만하는 나를 보며 회의감이 든다. 점점 늘어나는 방문 수와 사용자 수를 보면(물론 단순히 노출 수가 높아져서 그런것일 수도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나를 더 나타낼 수 있는 글을 쓰는게 나에게 더 도움이 되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건 남이 만든 결과가 아닌 내가 만든 결과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직접 내가 한 결과들만 글을 작성할 계획이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올 해 좋은 결과가 있을까라는 막연함에 불안감은 더 커져만 간다. 어느 순간 이 불안감마저 합리화하고 익숙해져있는 나를 마주하게 되었는데 한심함이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나를 막고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나 스스로가 나를 막고있다. 김기택 시인의 <새>처럼 새장에만 살던 새는 문을 열어도 새장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언제까지나 스스로를 가두면 더이상 밖으로 나가지 못할 것 같다. 보다 실행력있는 사람이 되고자 실천적인 일들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새>
출처: tooto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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